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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 후기-감독 소개, 줄거리, 결말 해석 포함

by na-star 202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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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영화 대표 포스터

 

개봉 2023.09.06.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미스터리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94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7.83      관객수 147만명      감독 유재선      주연 정유미 이선균

 

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

유재선 감독은 영화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대학에서 우연히 듣게 된 창작 수업에서 소질을 인정받고 졸업 후 봉준호 감독의 ‘옥자’라는 연출팀에서 영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그를 소개하는 수식어중엔 ‘봉준호 키즈’라는 말이 늘 앞선다. 유재선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영화 연출부 자격으로 회의차 모인 자리에서 그동안 쓰고 있던 시나리오를 봉감독에게 보여주게 되는데 ’10년동안 봤던 시나리오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물’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정유미와 이선균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자신의 영화보다 너의 영화(잠)를 만드는데 집중하라고 했다. 이런 에피소드가 이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한다. 혹시 이 또한 영화 광고용 에피소드? ㅎㅎㅎ 단편 두 편을 제작했던 유재선 감독에게 이 작품은 장편 데뷔작이 되었고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수익 분기점이 80만인 영화에 147만의 관객이 들었다고 하니 매우 성공적이란 평가를 할만 하다.

영화 '잠' 줄거리

이 영화는 단역을 하며 배우의 꿈을 꾸는 남편 현수와 출산을 앞둔 부인 수진이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남편의 램 수면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공포 심리 스릴러 형식으로 만든 영화이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일이 없다.’라는 글귀를 나무에 새겨 걸어둘 만큼 부부애가 끈끈한 현수와 수진. 만삭인 몸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수진과 단역을 하며 배우의 꿈을 꾸지만 변변찮은 벌이로 늘 아내에게 미안해하는 현수는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해주고 꿈을 응원해주는 친구같은 부부다. 어느날 새벽 자다 일어난 남편이 잠도 깨지 않은채로 ‘누가 들어왔어’라는 잠꼬대를 하고 다시 잠드는 걸 보게 된 후 날이 갈수록 이상한 일이 생긴다. 현수는 아침에 일어나보면 피투성이가 된 채 자고 있거나 냉장고 문을 연채로 익지않은 고기와 요리 재료들을 손으로 우걱우걱 먹기도 하고 몽유병 환자처럼 다니다가 창문 밑으로 떨어질 뻔 한걸 수진이 발견해 겨우 사고를 막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가 냉장고에 죽어있는 걸 발견하고 경악하는 수진.

더는 방치할 수 없어 찾아간 수면 클리닉에서 ‘램수면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아이가 태어나면 더욱 위험해질거란 생각에 의사가 시키는 데로 열심히 남편을 케어한다. 수진의 얘기를 듣고 무당과 함께 온 수진엄마는 무속신앙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굿과 부적의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말한다.

수진은 엄마의 행동과 생각을 경멸하며 철저하게 의학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려 하지만 수면장애 증상은 좀 처럼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던 중 출산을 하게 된 수진은 남편의 기이한 행동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야하는 상황때문에 서서히 지쳐간다. 시간이 흘러 결국 입원하게 된 현수는 수면 클리닉에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을 한다. 그간의 상황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수진이 사라졌다는 걸 알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들의 집으로 간현수는 온통 부적으로 뒤덮혀진 집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부적으로 뒤덮인 집에서 수진의 귀신 빙의 사실을 브리핑받고 괴로워하는 현수

 

수진은 이제 남편에게 아랫층 할아버지가 빙의됐음을 믿어의심치 않았고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브리핑한다. 수진이 정신적인 충격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 현수는 수진을 설득해보지만 빙의된 아랫집 할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딸을 납치하고 죽이려하자 위기를 감지한다.

 

결말 해석

마지막 장면을 오픈결말로 만들면서 감독은 영화관을 나오는 사람들이 신나게 토론하도록 만든다. 밥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면서 또는 혼자서 걷는 중에도 한참 동안 영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의도한거라면 매우 영리한 결말이다. 

결말 해석 1. 현수는 본인이 램수면 장애를 겪은것이고 완벽하게 완치된것이라 인지하고 있지만 부인의 광기어린 믿음을 잠재우기 위해 연기를 한다. 빙의된 할아버지 흉내를 내다가 영혼이 빠져나간것처럼 쓰러지고 안심한 수진은 오랫만에 깊은 잠에 든다. 그런데 갑자기 드르렁 드르렁~(많이 힘들었구나. 이제 더는 귀신이 어쩌고 저쩌고 안하겠지...)

결말 2. 부인의 얘기와 행동을 보던 현수는 본인도 모르게 빙의 된 할아버지가 되어서 딸이 죽을 위험에 처한 것을 본다. 그리고 수진의 옆에서 살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고 떠나는것을 선택한다. 할아버지가 빠져나간 후 쓰러지는 현수를 본 수진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깊은 잠이 든다. 그런데 갑자기 드르렁 드르렁~ (할아버지가 떠난게 아니고 수진에게 빙의된 거 아닐까? 다시 또 시작이야? 으 무셔무셔)

믿고 싶은것과 믿게 하고 싶은것이 동시에 존재해서 관점에 따라 너무 다른 해석이 가능한 영화.

나는 귀신이란 존재가 전혀 없다고 믿지도 않고 그렇다고 귀신이 사람사는 공간에 무분별하게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동안 살면서 만났던 퇴마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분명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귀신의 존재가 그들에겐 보인다고 한다. 떠나지 못하고 떠도는 원혼은 모두 무슨일인지를 해결하지 못했거나 억울해서 남은 존재이다 보니 살아있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얘길 들었다. 나는 보지 못하므로 완벽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아서 부정하는것보다 나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으니 늘 헤꼬지 당하지 않게 잘 살자라는 생각을 하며 산다. 세상엔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다른 영화에 비해 길지 않은 러닝타임동안 현수도 되었다가 수진이도 되었다가 하느라 지루할틈 없이 재미있는 영화였다. 심리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라고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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