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일
2023년 2월 17일 장르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17분(1시간 57분)
출연 천우희(나미), 임시완(준영), 김희원(지만) 등급 15세 이상 관람 감독 김태준
원작 시가 아키라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감독과 작품소개
2017년 일본의 추리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동명의 일본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전체적인 스토리와 결말은 원작과 다르게 각색한 영화다. 원작에서는 여주인공의 남자친구가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그로인해 여주인공의 삶이 붕괴되는 스토리라면 한국판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스마트폰을 떨어트리고 그로 인해 삶이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 영화로 데뷔하게 된 김태준 감독은 원래는 본인이 쓴 각본으로 데뷔할 뻔 했지만 투자문제가 풀리지 않아 이 작품을 각색한 영화로 데뷔를 하게 됐다. 결국 이 영화로 '숨바꼭질' 목격자' 등 한국형 현실 스릴러 장르에서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으게 됐다. 스토리의 짜임새도 완성도가 높은데다 믿고보는 천우희와 임시완의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줄거리
주인공 나미의 모든 일정이 적힌듯한 스케줄 어플, 생각과 일상이 약간의 과장으로 기록되고 공유되는 SNS 등의 내용이 화면에 가득 비춰지며 영화는 시작된다. 어느날 술에 취해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잠이 들게 된 나미는 스마트폰이 떨어진 줄 모른채 급하게 버스에서 내리고 이를 본 준영(임시완)이 그녀의 폰을 줍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의 핸드폰을 열고 그 안에 있는 그녀의 사생활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게 되는 준영. 폰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나미와 연락이 되자 액정이 손상되어 수리점에 맡겨두었으니 찾아가라는 말로 그녀를 유인하고 수리기사인양 비번을 알아내어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그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나미는 언제나처럼 일상을 시작하고 이제 스마트폰은 준영이의 눈이 되어 나미를 직접 관찰하게 된다.(으~ 소름) 그녀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그녀의 아빠가 운영하는 카페로 찾아가 단골행세를 하며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경계한다고 느껴지자 친구와 회사의 관계를 교묘하게 조작해서 친구, 회사 동료, 그리고 회사에 커다란 데미지를 입히게 된다. 무언가 이상하다는걸 알게된 그녀는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고 그런 과정에서 아빠가 위험에 처한다. 그녀는 그냥 평범한 일상속에서 스마트폰을 떨어트렸을뿐인데 그녀의 세상은 모두 깨져버렸다.
감상평
개인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마트폰에 스마트웨어를 연동하고 잠자는 시간까지도 개인의 삶에 밀접하게 파고든 데이터가 악의를 가진 사람에게 노출되면 어떻게 악용되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렇게까지 된다고?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세상엔 그렇게까지 하는 범죄자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삶을 통째로 유린당하는 피해자가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문득문득 소름을 끼치게 하는 영화였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해킹' '보이스피싱' 등의 피해에 대한 얘기들을 무수히 들어왔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것들이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진다. 알면서도 왠지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것 같아 한편으로 미뤄 놓았던 공포감을 이 영화는 밀어낼래야 밀어낼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하게 끌어들인다.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쉽고 생각보다 유리같다. 아무리 경계심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다지만 약간의 관심사만 같아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낯선 타인인데도 많은걸 공유한다. 반면 오랫동안 신의를 가지고 견고함을 자랑하는 관계여도 누군가의 확인되지 않은 말 한마디에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관계를 저버리게 된다. 보는 내내 단지 스마트폰 하나 떨어트려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이 영화는 실제로 범죄자에게 노출되어 피해를 입게 되는 공포가 다가 아니라는게 더 무섭다. 결국 준영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녀의 모든것을 파탄낸거고 정말 더 큰 공포는 사람들의 심리가 너무 약하다는걸 인정해야만 하는것이었다.
연출은 더 없이 섬세하고 그것을 연기해내는 배우들은 한치의 헛점도 없이 그 공포에 사로잡혀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은 스마트폰에 무언가를 입력할때마다 잠깐씩 망설이게 될 정도로 리얼하다. 진짜 스마트폰을 버려야하나. 그런데 과연 스마트폰 없이 사는게 가능할까? 어떻게 해야 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게 되지? 등등 별 생각을 다 하게 하는 영화였다. 찐 현실 스릴러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