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23.08.02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2분 평점 7.3 누적관객 1,058,490명
감독 김성훈이 시나리오를 만나고 하정우와 주지훈이 주인공을 맡으면 생기는 일
<비공식작전>,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인 줄 모르고 보기 시작했다. 나중에 정리하려고 보니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본 영화다. 그럴만도 하다. 기존의 인질극 구출작전 영화보다 몇 배 더 재미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었지? 하고 보니 <터널>, <킹덤>을 연출했던 김성훈 감독 작품이었다.
감독은 이 영화의 초고를 10페이지정도 읽었을때부터 ‘아 이건 영화화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특히 배짱 두둑한 ‘이민준(하정우 분)과 사기캐 택시기사(주지훈 분) 캐릭터의 캐미가 너무 흥미롭게 상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영웅스토리는 아니다. 하지만 동료를 구해야겠다는 용기를 가지고 개인들이 겪어내는 돌발 재난 상황들이, 관객이 보기에는 액션이자 서스펜스이자 스릴이며, 그 두 인물의 티키타카는 웃음을 넘어 결국 감동적인 결과까지 만들어낸다. 하정우와 주지훈이 아니었어도 이렇게 재미있고 멋있었을까?
<비공식 작전>은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납치된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을 구출했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중간에 주인공들이 좌충우돌하는 과정에 허구를 섞어서 재미있게 재구성한 영화이다. ‘피랍’과 ‘21개월 뒤 생환’이라는 영화가 사실적인 사건을 재현하는 형식의 영화였다면 <비공식작전>은 소재와 큰 줄기만 가지고 구하려는 인물들의 심리와 구출 과정을 통해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 했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장면은 중간에 작전이 중지되고 셋이서 국경을 가기 위해 나섰다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추격당하는 구간이다.
이 액션을 맡은 노남석 무술감독은 모로코 로케이션을 위해 한국에서 완벽한 검토를 거쳤다. 안전은 기본, 완성도를 위해 모든 장면들을 미리 철저히 시뮬레이션 했고, 현지에서도 드리프트를 비롯해 카 체이싱과 와이어, 총기 액션을 위해 현지팀과 함께 한달여간의 트레이닝을 해야했다고 한다. 그 결과가 너무 놀라웠음에 박쑤~~
줄거리
주인공 이민준은 3년이나 더 아래인 후배에게 자신이 가고 싶었던 나라의 외교관 자리를 뺏기고 심통이 났다. 그날은 학연도 지연도 없는 자신의 신세를 비관하며 후배가 받은 꽃다발에 에프킬라를 잔뜩 뿌리고 사무실 문을 닫았는데 왠지 거부할수 없는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약간의 망설임 끝에 급하게 달려가 받은 전화 너머에서 ‘톡톡 톡틱톡 톡틱틱톡 톡토톡’… 외교관들만 알고 있다는 모스부호같은 소리가 들리다가 끊겼다. 급히 적은 암호의 내용인 즉 본인은 외교관 오재석이고 자신을 구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부하직원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당장 구출작전을 펼치려는 외무부 장관과 그 당시 전두환 정부의 실세였던 안기부 장관의 방해가 있는 와중에 배짱과 의협심만 충만한 민준이 자발적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하지만 공항에서부터 인질 협상금의 냄새를 맡은 테러리스트들의 추적이 따라붙고 우연히 타게 된 택시기사가 한국인인 건 영화니까 가능한 일.^^ 여하튼 재미있는 스토리속에 으례 등장할 법한 택시기사 캐릭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사기꾼 기질이 농후하고 돈을 엄청 밝히는 능구렁이 빌런 판수. 민준이 잠자는 사이 인질금 협상금을 챙겨 도망가버리고 쫒아가던 민준은 차가 퍼져서 들개의 먹이가 될 처지에까지 놓인다. 하지만 영화에는 늘 구세주가 있는법. 자기나라의 외교관을 구출하기 위해 가져온 돈을 훔쳐왔다는 판수 얘기를 듣고 여자 친구가 ‘니가 사기꾼인줄은 알았지만 인간쓰레기인줄은 몰랐다며 당장 나가’라고 혼쯜을 낸다. 사기캐인데도 양심은 남아 있어서 다시 민준을 구출하러 오고 악에 받혀 죽일듯이 패지만 결국 더 돈독한 사이가 되어 작전에 함께한다. 현지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오재석은 찾았지만 안기부에서 잔금을 치뤄주지 않은 관계로 작전은 중지되고 이제는 민준, 판수, 오재석 셋의 힘으로 국경을 넘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협상금을 탈취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추격과 그를 피해 달아나는 판수의 택시 레이싱. 헐리웃 영화 ‘스피드’, ‘분노의 질주’에 버금가는 추격 장면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흐~ 재밌어… 그 무렵 한국 정부에서는 외교관의 목숨보다 올림픽과 선거가 더 중요하다며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으니 작전을 중지시키고 협상금의 잔액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외교부 동료들은 자신들의 월급 3개월치를 협상금에 보태달라며 외무부 장관에게 고개 숙이고...
모든 상황이 끝나고 인질 구출 브로커인 해리스에게 비서가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왜 잔금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작전을 다시 재개했느냐고. 해리스는 한국이란 정부는 믿지 않았지만 3개월 급여를 내놓겠다는 동료들의 마음과 생존을 오가는 상황에서 본인에게 ‘PLESE’라는 전보를 보낸 이민준을 믿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소감
실제로 그 잔금은 지금까지도 치뤄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마지막 자막에 올라가는 그 문구를 읽는데 으찌나 짜증이 나던지… 그 당시는 전두환 대통령 정권이었다. 지금까지도 전 대통령들 중 비자금이 제일 많았노라 추측되는 인물이었는데 국가를 대신하여 해외에 나가 고생하는 외교관의 목숨을 그리 하찮게 여겼었다는게 너무 부끄럽다. 나빴어~~~~~
이 영화는 최근 몇년 동안 본 영화 중 제일 재미있었던 영화다. 별 다섯개에 별 10개를 주고 싶을만큼. 안보신분들 강추강추^^